송용호의 교통사고 실무

<화제> 7살 어린이 농기계 '척척'

(담양=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1996년 10월생. 올해 초등학교 2학년. 키 121㎝에 몸무게 20.5㎏'전남 담양군 고서면 주산리 3구에 사는 백치순(47)씨의 2남1녀중 막내 동윤(7.白東潤)군은 이같은 평범한 기록외에 별난 진기록을 하나 더 가지고 있다.

굴착기 운전 및 조종, 트랙터, 이양기, 콤바인, 경운기,심지어 짐칸이 달린 오토바이 운전 등 못다루는 기계가 없다.

집에 있는 농기계는 모두 다루고 유일한 중장비인 굴착기도 백군이 아주 좋아하는 장비이다.

백군의 농기계와 중장비 다루는 솜씨는 집마당을 오가는 수준이 아니라 논두렁 옆에 쌓여 있는 퇴비를 들어올려 트럭에 싣고 이리저리 메우고 다지는 솜씨는 여느 전문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어른들도 쉽지 않다는 콤바인으로 벼를 베고 트랙터로 논을 가는 작업도 척척 해 작년에는 농번기에 어른 못지 않은 일을 해내는 등 한몫을 톡톡히 했다.

백군의 어머니 임기남(44)씨는 "막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농기계 옆 자리에서 타고 노는 것을 유독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백군의 기행(?)은 만5살이 되던 2002년초 동네 친구들을 불러놓고 집앞 논에 있던 굴착기를 시범 운전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농기계를 다루는 아버지 옆에서 눈썰미로 배운 농기계 운전 솜씨는 보는 사람들의 혀를 저절로 내두르게 한다.

굴착기 레버조작 등은 상당한 팔 힘이 필요로 하는데 요령까지 생겨 거뜬히 해내고 있다.

백군의 꿈은 '아빠와 같은 훌륭한 농민'이 되는 것. 요즘은 아예 자신이 농사를 직접 짓겠다며 일부 논을 떼어달라고 요구해 부모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어머니 임씨는 "농사일은 힘든 만큼 꼭 권하고 싶지만은 않지만 특별히 무슨 사람이 되라는 주문은 하지 않고 있다"며 "착하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사진있음)

nicepen@yna.co.kr
(끝)2004/03/08 12:3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