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호의 교통사고 실무

○ 보험자 : 약관상 ‘운행중 사고’만 담보한다며 지급 거절
○ 분조위 : 안전핀은 자동차의 고유장치라며 보험금 지급 판결

지난 96년 ○보험사와 운행중 자동차사고를 담보내용으로 한 운전자보험 계약을 체결한 K씨는 다음해 11월 울산의 한 공장에서 집하역작업을 하던 중 차량뒤쪽의 안전핀을 뽑지 않은 사실을 알고 안전핀을 뽑으려다 3미터 아래로 추락, 두개골 골절등으로 사망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K씨 유가족은 하역작업에 통상 4~5분이 걸리는데 K씨가 하역전 안전핀을 뽑으려다 추락했고, 사고가 없었더라면 차량을 계속 운행했을 것이므로 이번 사고는 자동차 운행중 사고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K씨의 사고는 운행과는 무관할뿐 아니라 본건 보험계약에서 담보하는 내용이 ‘운행중 모든 사고’가 아닌 ‘운행중 급격하고도 우연한 자동차 사고’임에 비추어 볼 때 K씨의 사망을 자동차 사고로 인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 서로 다툼이 생겼다.

분조위는 운전자보험 특별약관에 따르면 보험사는 피보험자가 대한민국내에서 자동차를 운행중 급격하고도 우연한 자동차사고로 생긴 손해를 보상하도록 되어 있고,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의하면 ‘운행’이라 함은 사람 또는 물건의 운송여부에 상관없이 자동차를 당해장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해장치란 운전자나 동승자, 화물과는 구별되는 당해자동차에 계속적으로 고정되어있는 장치로서 자동차의 구조상 설비되어 있는 것이고, 이와 같은 각종 장치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각각의 사용목적에 따라 사용하는 경우 ‘운행중’ 이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이에 분조위는 차량 뒤쪽의 안전핀은 당해 자동차의 고유장치라고 보지 않을 수 없고 K씨는 이 안전핀을 뽑는 동작으로 인해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보험사는 K씨측에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