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호의 교통사고 실무

MBC | 화 23시 15분 |
"오늘밤(화요일/4월 14일) MBC PD수첩 <보험사의 두 얼굴>

보험사의 두 얼굴

2013년, 국민들이 낸 보험료만 1,450억 원. 국민 1인당 가입 보험만 3개가 넘는시대. 한국의 보험시장은 전 세계 8위 규모까지 성장했다. 보험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보험사와 보험이용자간 갈등 또한 계속해서 늘고 있다. 2014년의 보험사와 보험 보험이용자간 소송은 1,112건으로 전년 대비 71.8% 증가했고, 그 중 보험사가 먼저 제기한 소송이 전체의 88.7%에 달한다. 약관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 확실한 증거 없이 보험사기로 몰아가기 등 걸핏하면 보험이용자를 소송으로 내모는 보험사의 다양한 횡포. 에서 그 실태를 집중 취재해 본다.

■ 보험사에 불리한 약관은 지키지 않아도 되는 약관

보험료 지급은 가입 당시의 약관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일부 보험사는 본인들이 만든 약관에 대해서조차 책임지지 않으려는 무책임한 행태들이 보이고 있다.해당 기업들은 이익을 위해 고객과의 약속인 약관을 지키지 않을 뿐더러 법원소송까지 불사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한두 개씩 보험 들어있지 않습니까? 저도 저게 보험 딱 하나 들은 거예요. 그런 줄 알고 왔는데 막상 보험금 청구하고 받을 때 되니까 딴 소리를 한다는 거죠. 자기네 내부 기준 만들어놓고, 이 약관은 아예 기준이 아닌 거예요.자기네 내부 기준이 있을 뿐이에요.

- 보험사와 분쟁 중에 있는 보험이용자

이 취재한 결과, 실제로 상당수의 보험 가입자들이 보험사의 자의적 해석
으로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보험사들은 약관이 애매하게 적용될 경우 일단 걸고 보자는 식으로 소송을 남발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약관에 분명하게 명시가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하반기 보험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자살보험금’ 미지급 논란이다. 2011년 이전 까지 대부분의 보험 약관에서는 ‘자살’을 재해사망사고로 규정하고 보장을 명시했다. 그러나 생명보험 회사들이 지금까지 지급하지 않은 자살보험 약 2,000억 원. 이에 대한 보험사측의 입장은 자살은 재해가 아니며 해당 약관은 ‘오기’라는 것. 보험사측의 이런 입장에 금융감독원은 물론 대법원도 보험이용자들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보험사들은 아직도 ‘버티기’ 중이다.

■ 가입할 땐 아무 말 없다가 이제 와서 보험 사기꾼?

친근한 이미지의 광고와 솔깃한 광고문구로 보험이용자들의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보험사들. 그러나 막상 보험이용자들이 보험금을 청구하는 순간, 보험사는 돌변한다. 지금 본인의 재정에 비해서 (보험료가) 너무 많은 거 아니냐고 하길래 (제가) 그럼 도대체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이냐 그랬더니 그 내용에 대해서는 자기들도 정확하게 알지를 못하니까 답을 못하는 거죠.. 평생을 집사람이나 저나 남한테 손가락질 당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인데, 느닷없이 매스컴에서 왕왕 보도되는 보험 사기꾼으로 매도가 되니까 상당히 심적인 불편이 크고요.

- 다보험을 이유로 보험사기꾼으로 몰린 고은희씨 남편

뇌출혈로 6년 째 고생중인 고은희씨(가명). 그나마 고은희씨는 가입해 둔 보험 덕분에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그러나 고은희씨의 남편이 입원비 180만원을 청구한 다음날, ㄹ손해보험 회사로부터 보험사기 혐의로 소제기 예정 안내문을 받았다. 월 23만 9천원을 납부하는 총 6건의 보험이 과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제작진이 만난 보험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저마다의 기준을 갖고 위험군에 해당하는 고객을 관리한다고 한다. 당뇨, 고혈압 등 향후 고액의 보험금 지급이 예상되는 고객들이 그 대상이다. 보험사가 말하는 ‘위험군 고객’들은 묻지마 식의 계약 해지의 대상으로, 소송을 걸고 소송 취하를 미끼로 해지를 유도하고 있었다. 이런 보험사의 속내도 모른 채 하루아침에 ‘고객님’에서 ‘보험사기꾼’으로 몰린 피해자들은 모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 계속되는 보험사의 횡포, 정말 통제가 불가능한가

지난해 보험사와 보험이용자 간 소송은 총 1,112건. 이는 전년도 647건에 비해 71.8% 급증한 수치다. 특히 이 가운데 보험사가 먼저 제기한 소송은 986건으로 전체의 88.7%에 달한다.

이렇게 보험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소송이 증가한 이유는 뭘까? 보험사와 보험이용자 간에 문제가 발생하면 개인에 불과한 보험이용자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전문 지식이 없는 보험이용자들은 문제가 발생하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된 민원 건수에 따라 보험사는 민원등급평가를 받게 된다. 문제는 민원이 많을수록 보험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험사는 민원을 제기할 것으로 추정되는 고객들에게는 먼저 소송을 거는 것이다.

일단 소송과 같은 법적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고객이 제기한 민원 처리는 중지되기 때문이다. 보험이용자가 소송에서 이긴다 해도 판결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리고 변호사 선임비와 같은 모든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그에 비해 그 결과로 그들이 얻게 되는 금액은 당연히 받았어야 할 보험금의 액수에 불과하다. 모든 힘을 소송에 써야 하는 개인과 달리보험사는 소송에서 진다해도 뚜렷한 불이익을 받지는 않는다.

거대 보험회사에 홀로 맞서야 하는 보험이용자들. 미래에 대한 보장을 위해 가입했던 보험은 이제 더이상 그들의 보호해주지 않는다. 가입할 때와 보험금을 지급할 때 달라지는 보험사의 두 얼굴에 대해 PD수첩이 취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