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호의 교통사고 실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계약의 해지(소멸)는 원칙적으로 장래를 향해서만 그 효력이 있으므로 보험기간 중 보험사고가 발생하고 그 후에 계약이 해지된 경우에도 보험자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예외적으로 상법 제655조의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음.

따라서 보험기간 중에 보험사고가 발생한 후 보험계약이 해지 소멸 또는 만료된 이후에 이미 발생한 보험사고로 인하여 약관에 규정된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함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민사부 2006나15563 판결

원고 A (소송대리인 변호사 허건)
피고 항소인 겸 피부대항소인 B보험주식회사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04.19. 선고 2005가단4550 판결
[변론종결] 2007.03.23.
[판결선고] 2007.04.13.

[주문]
1. 당심에서 확장된 원고의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 4,200만원 및 그 중 3,000만원에 대하여는 2005.03.18.부터, 600만원에 대하여는 2005.08.06.부터 2007.04.13.까지 각 연 6%의, 각 다음날부터 다 갚는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 2007.08.05.부터 2027.02.06.까지 원고의 생존을 조건으로 매년 08.05.에 600만원씩을 지급하라.

2. 소송 총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의 ㈎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항소취지 및 부대항소 취지

[청구취지]
주문 제1항과 같다(원고는 부대항소를 통하여 청구취지를 확장하였다)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2호증, 갑제3호증의 1,2 을 제4,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1961.11.04. 출생한 사란으로 1998.02.07. 자신을 피보험자로 하여 피고와 사이에 하이클래스연금보험계약(로얄형)을 체결하였다. 위 보험약관에 의하면 피보험자가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하여 장해등급분류표 중 제2급 내지 제6급의 장해상태가 되고 매년 보험금지급 발생 해당일에 살아 있을 때 최고 1,400만원(제2급)에서 200만원(제6급)의 재해장해연금을 제1보험기간 동안(보험계약일로부터 65세 계약해당일 전일까지)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 김종삼은 1998.08.05. 17:05경 경기37더2174호 엑셀차량을 운전하여 시흥시 방면에서 시흥공단 방면으로 진행하다가 오이도 해양관광단지 앞 교차로 부근에 이르러 도로 오른쪽편에 정차 중인 번호불상의 레미콘트럭을 피하기 위해 중앙선을 넘어 그대로 위 교차로를 통과하다가, 진행방향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위 교차로를 통과하다가 위 엑셀차량을 발견하고 교차로 내에서 정차 중이던 박OO 운전의 경기42더8747호 레간자 차량의 왼쪽 앞 범퍼부분을 충격하여 위 레간자 차량의 조수석에 타고 있던 원고에게 제5요추 제1천추간 추간판탈출증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고, 그로 인하여 원고는 2000.05.16. 안산고대병원에서 제5요추 제1천추간 복강경 전방척추간 융합수술 및 금속내고정술 등 수술까지 받았으나 요추 전굴 40°, 후굴 5°, 우측굴 15°, 좌측굴10°, 우회전 10°, 좌회전 15°의 운동장해가 남게 되었다.

다. 원고의 위와 같은 운동장해는 장해로 인한 것으로 ‘영구적인 척추의 뚜렷한 운동장해’에 해당하여 이 사건 보험 약관상 제4급 장해에 해당하고 그에 따른 장해연금은 매년 600만원이다.

라. 원고는 2000.09.15.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할 것을 청구하였다.

2.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⑴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피고는 원고에게 최초 보험금 지급시기인 사고일(1998.08.05.)부터 원고가 65세가 된 계약해당일의 전일인 2027.02.06.까지 매년 08.05.에 600만원씩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이중 600만원은 이미 지급받았음을 자인하고 있다.)

⑵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재해장해연금은 재해를 당한 때가 아닌 장해상태 즉, 치료종료 후 신체장해가 영구히 고착된 상태가 확정된 때에 지급되는 것인데, 원고의 경우 장해상태가 확정된 일자는 2000.05.16.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이전의 재해장해연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약관에는 “제1보험 기간 중 피보험자가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장해분류표 중 제2급 내지 제6급의 장해상태가 되고, 매년 보험지급사유발생 해당일에 살아 있을 때에 재해장해연금을 보험금이 지급된다(제11조제1항 제6호)”고 규정된 사실은 인정되나, 위 규정의 문언에 비추어 위 규정은 피보험자의 ’장해분류표 중 제2급 내지 제6급의 장해상태‘가 보험기간 중 발생한 재해를 직접적 원인으로 발생된 것에 한정하여 보험자인 피고가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뿐 보험금지급 사유 발생 시기를 치료종료 후 신체장해가 영구히 고착된 상태가 확정된 이후라고 해석하기 어려운 점, 위 규정이 앞에서 해석한 바와 달리 원고 주장과 같이 해석될 수 있는 등 그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어야 한다(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5조 제2항)는 점 등에 비추어 앞에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나. 해지항변에 관한 판단
⑴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3.10.07.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의 해지 의사표시를 하였고, 피고가 이를 받아들여 원, 피고 사이에 이 사건 보험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정한 장해연금 중 위 해지일 이후의 장해연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⑵ 살피건대,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보험개발원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03.10.07.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고, 이에 응하여 피고가 같은 달 16.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해약환급금 8,702,743원 중 이 사건 보험약관에 따라 대출금 4,455,790원을 공제한 나머지 4,246,953원을 지급한 사실,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료를 산정함에 있어 보험사고 발생 후 계속하여 보험계약자가 보험료를 납입할 것을 전제로 한 사실은 인정된다.

⑶ 그러나 위 사실만으로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계약의 해지는 원칙적으로 장래를 향해서만 그 효력이 있으므로 보험기간 중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후에 보험계약이 해지된 경우에도 보험자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예외적으로 상법 제655조의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게 되는 점, 이 사건 보험약관에는 이 계약이 유효한 기간 중에 피보험자에게 재해가 발생하고 계약의 효력이 없어진 후에 피보험자가 일정기간 내에 장해상태가 된 경우에도 피고는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재해장해연금의 지급사유가 다른 장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하여 2회 이상 발생하였을 때에는 보험자인 피고는 그때마다 이에 해당하는 재해장해연금을 수익자에게 지급된 장해일 때에는 새로이 발생된 장해에 해당하는 재해장해연금에서 계속지급할 장해연금을 뺀 금액을 지급한다(같은 조 제9항)고 규정되어 있어, 이자의 위험부담의 대가로 볼 수 있는 점, 이 사건 합의해지계약서에는 원고가 피고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을 포기한다고 해석할 만한 기재가 없고, 원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납입한 보험료는 10,853,200원이며, 이 사건 보험계약을 유지할 경우 원고가 납입할 보험료는 19,638,800원이고, 이 사건 해약환급금은 8,702,743원에 불과한데, 약관대출금(445여만원)에 대한 이자 부담을 면할 목적으로 피고가 2027.02.06. 까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보험금으로 매년 600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는 청구권을 포기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하면서 피고에 대한 향후 보험금청구권을 포기하였다거나 위 보험계약의 합의해지로 인하여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합의해지 이후의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다. 소결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미 그 지급기일이 도래한 최초 보험금 지급시기인 사고일부터 원심변론 종결일인 2006.04.05. 까지의 보험금 이내로서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 받았다고 자인하고 있는 600만원을 공제한 보험금 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3,600만원과 원심변론 종결일 이후 당심 변론 종결일까지 사이에 지급기일이 도래한 보험금 600만원의 합계 4,200만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그 중 제1심 판결 인용금액 3,600만원 중 3,000만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한 2000.09.15. 이후인 2005.03.18.부터, 600만원에 대하여는 2005년분 보험금 지급사유 발생 해당일인 2005.08.05. 다음 날인 2005.08.06.부터 각 제1심 판결선고일인 2006.04.16.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에관한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당심 추가 인용금액인 600만원에 대하여는 2006년분 보험금지급사유 발생 해당일인 2006.08.05. 다음날인 2006.08.06.부터 당심 판결선고일인 2007.04.13.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 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2007년분 보험금지급사유 발생 해당일인 2007.08.05.부터 제1보험기간 종료일인 2027.02.06.까지 원고의 생존을 조건으로 매년 08.05.에 600만원씩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 바 당심에서 확장된 원고의 청구가 추가로 인용됨에 따라 제1심 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한호형 김균태 신흥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