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호의 교통사고 실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가합81863(본소), 2006가합94937(반소)

○ 당사자들 주장 및 쟁점

1. 피고는 발맛사지기를 사용하기 전에는 아무런 상처가 없다가 발맛사지기를 사용하여 상처를 입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하고, 원고는 원고가 제조한 발맛사지기에는 아무런 결함이 존재하지 않고 소비자가 입을 수 있는 상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설명을 하였으므로 피고가 입은 상처는 발맛사지기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어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채무부존재확인을 구하고 있음

2.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의 상처가 발맛사지기의 결함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는지 여부임

□ 판결 요지

○ 사안의 개요
1. 피고는 2006. 3. 3. 원고가 제조한 모델명 AG-10000J 메디칼드림 발맛사지기를 CJ홈쇼핑을 통하여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2. 피고가 발맛사지기를 3개월 정도 사용하였는데 발맛사지기에서 소음이 많이 나게 되자 원고에게 수리를 의뢰하였고, 원고는 발맛사지기를 수리하여 주었는데, 수리 이후에는 발맛사지기를 사용하면 종아리에 통증이 심하게 느껴졌다.

3. 피고는 2006. 7. 13. 22:00경 평소와 같이 발맛사지기를 사용하였는데 사용 도중에 갑자기 종아리에 통증이 오자 사용을 중지하였다. 피고의 종아리에는 발맛사지기를 사용하기 전에는 아무런 상처가 없었는데 그 사용 직후에 피고의 종아리에 접촉하는 부분의 모양대로 빨갛게 부어올랐고 그 부분에 동글동글한 자국이 생겼다. 이에 피고는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갔고 의사로부터 좌측 각 수포성 질환, 2도 화상 의증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그 의사는 종아리색소 침착에 대한 치료비로 750,000원, 흉터에 대한 레이져치료비로 1,000,000원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하였다.

4. 피고는 정상적인 상태에서 발맛사지기를 사용하였고, 사용 이후 위와같은 상처가 발생하였음을 주장 및 입증하였지만 원고는 발맛사지기에 아무런 결함이 없었고 피고의 상처가 발맛사지기의 사용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였음을 입증하지 못하였다.

○ 법원의 판단
1. 물품을 제조·판매한 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우기 위하여서는 결함의 존재, 손해의 발생 및 결함과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고도의 기술이 집약되어 대량으로 생산되는 제품의 결함을 이유로 그 제조업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경우 그 제품의 생산과정은 전문가인 제조업자만이 알 수 있어서 그 제품에 어떠한 결함이 존재하였는지, 그 결함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인지 여부는 일반인으로서는 밝힐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서 소비자 측이 제품의 결함 및 그 결함과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의 인과관계를 과학적·기술적으로 입증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우므로 그 제품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하였다는 점과 그 사고가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정을 증명하면, 제조업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그 제품에 결함이 존재하며 그 결함으로 말미암아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추정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다(대법원 2000.2. 25. 선고 98다15934 판결,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다16771 판결 등 참조).

2. 법원은 피고가 이 사건 제품을 정상적으로 사용하다가 피고의 종아리에 상처를 입은 사실, 이 사건 제품을 사용하기 전에는 종아리에 상처가 없었던 사실을 인정하였으므로, 원고가 피고의 상처가 이 사건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여야 할 것인데, 피고의 상처가 이 사건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임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상처는 이 사건 제품의 결함으로 말미암아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다.

□ 판결의 의미
○ 고도의 기술이 집약되어 대량으로 생산되는 제품의 결함으로 소비자에게 제품의 하자 이외의 손해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함의 존재에 대해서 알기 어렵고 그 입증이 힘들기 때문에 결함의 부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을 그 제품을 제조한 자에게 부담시킴으로서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취지를 밝힌 사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