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호의 교통사고 실무

대법원 2004도60577 판결 전문 PDF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인
피고 상고인 OO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강남종합 법무법인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04. 10. 8. 선고 2003나81104 판결

판결선고 2005. 2. 17.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 2주장에 관하여
민법 제104조에 규정된 불공정한 법률행위는 객관적으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고, 주관적으로 위와 같이 균형을 잃은 거래가 피해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약자적 지위에 있는 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한 폭리행위를 규제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할 것이고,

불공정한 법률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인 궁박, 경솔, 무경험은 모두 구비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그 중 일부만 갖추어져도 충분하며, 여기에서 궁박'이라 함은 급박한 곤궁'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경제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고, 정신적 또는 심리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으며, 당사자가 궁박의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는 그의 신분과 재산상태 및 그가 처한 상황의 절박성의 정도 등 제반 상황을 종합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5. 28. 선고 98다58825 판결 참조).

피고가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원고에게 손해배상금으로 190만원을 지급하고 원고와 부제소합의를 하였으므로 그 합의에 반하여 제기된 원고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한 데 대하여, 원심은 그의 채용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남편을 여의고 혼자서 초등학생인 두 자녀와 병환중인 노모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어서 오랫동안 입원치료를 받고 있을 형편이 아니었으며 두 자녀로부터 조속한 귀가를 종용받고 있어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던 사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부제소합의는 이 사건 사고 후 불과 17일만에 체결된 것인바, 당시 원고는 입원치료 중이며, 이미 담당의사로부터 요추부 추간판 탈출증에 대하여 수술치료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은 상태인데도 피고의 직원이 원고의 퇴원 가부 문의에 대하여 원고의 상태가 심하지 않으니 피고와 합의하고 퇴원하면 된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적극적으로 권유하여 이루어진 것인 사실, 원고로서는 피고의 직원이 자동차보험업무의 전문가이므로 그가 권유하는 내용이 크게 부당하지는 않을 것이고 따라서 그 권유대로 합의를 하는 것이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고 쉽게 믿을 수 있는 상황이었던 사실,

위 합의금 1,900,000원은 입원치료 기간의 휴업손해와 그에 따른 위자료 상당액 정도에 해당하는 최소한의 금액으로서 위 진단된 수술에 필요한 치료비에도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인데 피고의 직원은 수술치료가 불가피하다는 위 진단 내용을 알고도 합의서에 일체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아니한 사실,

원고는 위 합의 후 요추부 통증이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심하여지자 2001. 8. 9. 다시 서울복지병원에 입원하여 2001. 8. 21. 수술을 받고 2001. 9. 29.까지 치료를 받았으나, 요추부의 수술 후 상태에 따른 운동제한과 통증으로 도시보통인부로서 노동능력을 24% 영구적으로 상실하게 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부제소합의는, 원고의 궁박 상태와 그로 인하여 야기된 원고의 경솔한 판단에 터잡아 이루어졌고,

그 내용에 있어 현저하게 공정성이 결여된 것이며, 위 합의 경위에 비추어 피고의 직원이 원고의 위와 같은 정신적 불안상태 및 경솔함을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위 부제소합의에 이르렀다고 보기에 충분한 바, 그렇다면 위 부제소합의는 민법 제104조에 규정된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여 피고의 본안전 항변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위의 법리 및 기록중의 증거들과 대조하여 보면,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불공정한 법률행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3주장에 관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퇴행성 변화에 따른 기왕증이 있었으므로 노동능력상실률을 산정함에 있어 기왕증이 기여한 정도를 참작하여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하여, 원심은 원고에게 기왕증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기록중의 증거들과 대조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이용우 대법관 윤재식 대법관 이규홍 주 심 대법관 김영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