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발달과 더불어 삶의 질의 향상이 우리에게는 고령화시대, '60세는 청춘'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언제부턴가 매스미디어는 곧 100세시대가 온다고 하기도하고,
이와 관련하여 오늘 상담 도중에 느낀 사례이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보험증권 하나를 가지고 사무소에 오셔서 아내가 여기저기 아프고
무릎에 병이 생겨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위 보험에서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없겠냐고 하신다.
그 보험상품의 구성내용을 살펴보았더니 대충 이러했다.
보험상품은 주로 생존연금과 노후자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연금보험이었고,
보험가입시기는 2013년6월, 지금까지 12회 불입한 상태,
보험대상의 피보험자는 66세의 중노인(여성)이고, 보험료 납부기간은 10년,
연금지급개시일은 15년 후인 2029년 6월
먼저 찾아오신 분의 연세를 여쭈어보니 70세이고, 별다른 소득은 없이
노령(인)연금 등으로 근근히 생활하는데, 매달 15만원씩 통장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보험료가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하신다.
최근의 뉴스를 접하자니, 우리나라 다출산세대인 현재 50대 전후의 사람들 상당수는
부모봉양과, 주로 자녀교육 등으로 노후준비가 제대로 안되어 있다고들 한다.
그러니, 여유가 좀 있다면 100세시대에 알맞도록 나이가 좀 들어서도
노후준비를 해가는 것은 크게 탓할게 없다고 본다.
그런데, 상식선에서 소득이 없는 70대 노인이 80세까지 매달 15만원씩의 보험료를
불입하고난 이후에, 다시 5년을 기다렸다가 연금을 받는 보험이 과연 필요한가 하는데
고개를 가로저을 수 밖에 없었다.
내 대답은?
어르신 죄송하지만 제가 지금 56세입니다.
그런데, 제가 하는 업무가 정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지만
앞으로 10년 후, 즉 66세까지 소득활동을 한다고 장담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저도 66세 쯤이 되는 시기에는 어쩌면 연금보험이나 정부에서 보조해주는
노약자연금 같은 걸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겠지요.
정부에서 지급해주는 노령연금을 받아서, 나중의 10년 이후를 대비한 사보험회사의
다른 연금보험을 불입하는 것은, 더 늙고 잔병이 많아질 때를 대비한
준비를 하시는 측면에서는 나쁘다고 할수는 없지만,
저라면 10년간 납부해야하는 보험료를 지금 당장 생활비에 보태어 쓸것 같습니다.
얼마 안되는 노령연금을 받아서 다시 다른 형태의 연금보험을 든다는 것이
좀 그렇지않습니까? 라고 하니,
그 어르신 "듣고보니, 그렇다." 라고 하시며,
자신이 생각지 못한걸 깨우쳐줘서 감사하다는 말씀과 돈 2만원을 기어코 손에 쥐어주려고
하신다.
어르신, 이 돈은, 손주에게 쓰시면 좋을 것 같다는 설득을 해서 배웅을 한 후
위 보험을 영업한 보험설계사가 그 연로한 고객에게 좀 더 맞춤영업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아주 컷다.
해약을 하면, 불입한 돈을 거의 못찾을 거라고 말씀드려도
당장, 해약을 하러 가야겠다고 하시니 어쩔수 없이 드는 생각이다.
손해사정사 송용호 2014.7.1.
|